부분일식을 찍었습니다.

2010. 1. 15. 23:46있어보이려는 사진가.


부분일식에는 스시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되도 않는 개그한번 쳐봤습니다. 때리지마세요.ㅌㅌ

 솔직히말해서 오늘 일식이 관측된다는 사실은 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켠 후 5분 후에 알았습니다. 4시 47분이였나. 15일 오후 4시 50분부터 일식이 시작된다는 기사를 보고 시계를 보는 순간 카메라와 삼각대, 못쓰는 아니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되어 안쓰는 플로피 디스켓 시체에서 적출한 필름, 혹시 쓸일이 생길까 해서 셔터릴리즈를 가지고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옥상 문을 여는순간 쌓인 눈과 얼음. 발아래로 보이는 30층의 위엄. 태두리를 따라 난간이 있었지만 얼음한번 잘못밟으면 바로 골로가버리는 상황이였습니다. 하지만 얼음은 밟지 않으면 미끄러질 일이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얼음은 발을 디딜 필요가 없는곳에만 있었기에 잘 캔슬해주고 뽀송뽀송한 눈을 밟고 잘 찍힐법한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세평 넘칫한 공간에서 자리 잡는다고 해봐야 해가 떠있는쪽 하납니다. 뭐 그럭저럭 좁은 공간일지라도 자리는 잘 잡았고 추위와 나이들어 없어진 줄 알았던 고소공포증에 벌벌떨며 삼각대를 설치하기 시작했는데... 있는대로 급하게 가져나온게 똑딱이용 삼각대라 평지가 아닌곳에 설치하는게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카메라 무게를 못이겨 픽픽 쓰러지더군요. (사실은 삼각대는 이거하납니다. 기부좀... ㅠㅠ) 결국엔 삼각대 버리고 그냥 들고찍었습니다. 졸지에 짐이되어버린 삼각대와 릴리즈...


4시 56분경. 첫샷입니다. 7월 일식이 떠오르는 화면입니다. 작년 7월엔 아얘 바닥에서 찍었던지라...
이번엔 지면으로부터 약 4~50m 상승한 옆그레이드샷입니다. 780 크롭입니다.


한손으로 들고 찍기 힘들었어요. 비록 번들렌즈였지만요.


옥상이라 그런지 바람때문에 손이 얼어버린데다 너무 춥더군요. 한 5시 20분쯤 됬나. 햇빛이 점점 힘을 잃더니 육안으로도 일식이 보일정도로 적절한 빛을 뿜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디스켓 내장은 버리고 생렌즈로 찍기시작합니다. 


  태양의 고도가 완전히 죽어갈때쯤 해서 태양의 크기가 눈에띄게(?) 커졌습니다. 실제 육안으로 봤을땐 소름끼칠정도로 멋있었는데 아쉽게도 부족한 실력과 부실한 장비탓에 완벽하게 담아내질 못했습니다. 해가 산 뒤로 넘어갈때까지 미친듯이 찍었는데 건진 사진은 몇장 안되네요. 일몰 후 어찌나 아쉽던지... 다음엔 더 끝내주는 화면을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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