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sistance Tour in Seoul 2010

2010. 1. 8. 22:23슬기로운 문화생활

 벼르고있던 K702와 Carrot RUBY는 포기했으며. 묵혀뒀던 Playstation2마저 방출했다.
가도 저렴한 A, B석으로 가거나 아얘 가지 않으려고 작정을 하고있었는데 여차저차해서 R석으로 출동하는바람에 이로인해 겨우겨우 적정선을 유지하던 통장 잔고마저 격추당했다.

 이번엔 실내체육관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되었다. 저번 공연때는 꽤 차가운 바람과 함께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이번엔 눈은 그쳤지만 기록적인 폭설로 상당한 눈이 쌓여있었다. 아마 Muse맴버들은 서울은 눈이 많이 오는 도시로 알고있을것이다. 그렇게 많이 온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올때마다 때맞춰 눈이 있으니 말이다.

 들어가기 앞서 여담으로... 체조경기장은 항상 내게 L'arc~en~ciel의 내한공연때를 얘기해보자면 당시 올림픽주경기장의 올림픽 로고를 보고 어떤 경기장이던지 올림픽하면 무조건 종합운동장역에 있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때가 있었다. 이런 생각이 뇌리에 깊숙히 박혀있던지라 인터넷을 찾아볼 생각도 않고 공연 약 30분전에 택시를 타고 종합운동장역에 가게되는데... 아마 택시에서 내려서 상당히 여유롭게 체조경기장을 찾기 시작했던걸로 기억한다. 시간이 거의 다되어 가는데 체조경기장은 보이지 않고 급한마음에 똥줄이 타서 죽어라 찾아봐도 체조경기장이 있을리 만무했다. 급기야 주변에 아무 사람 한 명 잡아다 다짜고짜 체조경기장 어딨냐고 떼쓰다가 대답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전철역으로 달려가 몽촌토성 역으로 갔다 몽촌토성역에서 내린다고 체조경기장이 바로 찾아오는것이 아니라는것은 사진을 보면 압니다. 다행히도 정시에 맞춰 도착은 했는데... 공연은 정시에 시작하지 않았다.
괜히뛰었어... 여름이라 더워 죽겠는데 괜히뛰었어 내다리... 내다리!!!!

 불평을 좀 하자면 체조경기장은 너무 넓었다. 짜증날정도로 넓었다. 그래서 R석임에도 불구하고 무대와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많이 멀었다.


공연장 전경. 같은 R석이라도 앞쪽엔 펜스가있다. 젠장... 실내체육관 공연때 S석이랑 보이는게 비슷한것같네.. 예매를 늦게한건 나지만 괜히 한번 투덜대본다.


첫곡은 Uprising 이었다.. 스탠딩 있던사람들 말로는 사운드는 끝내줬다는데... 이쪽은 그렇게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니였다. 소리고 자시고를 더나서 비쥬얼과 라이브는 끝내줬다. 공홈에서 본 해외 공연 무대와는 비교도 안되지만...-_-, 라이브같지 않은 라이브때문에 mp3로 듣는것과의 차이는 중간중간 변주와 멧의 애드립뿐. 2시간동안 죽어라 기타줄을 뜯으며 노래를 부르는데도 그의 목소리는 지칠줄모른다.



정신없이 뛰고 찍고하느라 무슨노래가나올때 찍은사진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솔직히 제정신에 찍었더라도 언제찍힌 사진인지 알 수 없었을것이다. 메모리에는 환타스틱하게 날려찍힌 사진 포함 약 400장이 찍혀 있었다. 정리후 100몇여장만 남았지만...



곡 넘어갈때였나. 저 포즈로 기타를 치기 시작하자 객석은 난리도아니였다.



Butterflies and Hurricains는 확실히 기억난다. 특히 피아노파트에서 완전히 녹아버리는 줄 알았다. 소름끼치는 고음역과 무서울정도로 진동하는 저음. 개인적으로 멧의 피아노를 듣고있자면 왠지 라흐마니노프나 쇼팽을 듣고있는것 같다. 뭐... 그렇다.



United Stats of Eurasia 땐 마치 현대식 아라비아 궁전에 와있단 느낌이였다. 개인적으로 Uprising과 더불어 U.S.E때 무대 연출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앨범수록곡에있는 녹턴도 쳐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지만 세상은 내맘대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스탠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객석이 격하게 흔들릴정도로 관객들은 점프를 했다. 역시 나도 따라 뛰었지만 한번 균형잃고 엎어질뻔했는데 앞좌석 등받이가 조금만 더 낮았으면 한 두어명과 함께 골로갔을 나만 아는 위험한 상황도 연출되었다.


아마 거의 마지막 사진이니 이때가 KOC였을것이다. 트럼펫소리랑 관객들의 때창때문에 온몸에 전율이... 아직도 귀에 아른거린다.



 마지막엔 예상대로 풍선이 등장한다. 풍선이 터질때마다 종이가 터져나왔는데 한조각 주워올래다 말았다. 스탠딩 바닥 상태를 보니 깨끗한 종이조각이였을지라도 도저히 주울 용기가 나질 않았다. 쓰레기와 쓰레기와 종이와 쓰레기들 구정물, 그리고  버려진 양말 때문이다. 

 저번처럼 끝나고나서는 스탭들이 기껏해야 피크나 몇 개 뿌려줄줄알았는데 스탭 한명이 드럼스틱을 툭 던졌다... 무려 드럼스틱을....-_-; 멀찌감치서 넋을놓고 보고있던 나는 마냥 부러워 뒈지는 줄 알았다. 다음번 라이브는 티켓팅 일시를 사전에 철저하게 조사해 스탠딩 10번대아니... 50번대 안으로 예매할 수 있게끔 노력해야만 할것같다.
 
 사족을 좀 붙여보자면 5집은 뮤즈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적잖게 들었는데 라이브 다녀온 후로 계속 들으니까 이번 앨범은 또 나름대로 매력이 느껴짐과 동시에 무한 반복 리스닝을 하게 되었다. 나는 신기하게 공연 후 약 4개월간은 현장의 감동이 남아있기 때문인지 아무리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라르크 내한 다녀온 후로 4개월간 라르크 음악만 들었던것도 생각해보면... 내게 있어서 라이브의 영향력은 상당히 치명적인것같다. 그에비해 요즘 우리나라는... 답이 없다.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대로는 천만년 지나도 못따라갈것이다. 분발을 하던지. 아니면 이대로 쭉 가던지. 우리나라 가요계엔 생각보다 적지않은 숙제가 남아있는것같다.